턱과 관련된 치과 치료의 꽃은 양악수술(double jaw surgery)이다. 주걱턱, 틀어진 턱, 안면비대칭 등 턱의 위치나 모양을 변형시키는 수술이다. 아래턱과 윗턱인 양악(兩顎)을 함께 교정한다. 치아, 턱 구조의 변화는 얼굴 전체 모양을 바꾸게 된다.

한 치의 실수도 없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수술이다. 턱과 치아 구조, 신경조직, 미적 감각, 심리상태 등 의술은 물론 심리학과 생리학 등이 총동원되는 종합예술이다. 근엄함이 내재된 치과치료의 총아다.

이 수술의 깊은 의미는 턱을 뜻하는 악(顎)의 한자에서도 살필 수 있다. 턱은 발음하거나 씹는 기관이다. 그런데 ‘악(顎)’은 얼굴이 높은 모양, 매우 철저하고 바른 상태, 근엄하고 공경함의 의미도 있다. 턱의 모습에 따라 저작기능은 물론 인상이 다르고, 호감도 변함을 알 수 있다.

균형 잡힌 턱은 근엄하고 공경 받을 수 있는 완전한 인간형에 가깝다는 철학이 내포돼 있다. 이처럼 심오한 기관의 원활한 기능을 수행하고, 예술적 수려함이 돋보이게 하는 치료가 양악수술이다. 이 수술은 팀워크가 생명이다.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마취과 전문의, 교정 전문의의 협진이 필수다.

구강악안면외과 영역에서 턱과 치아에 관련된 복잡한 치료의 대표적인 예는 구순구개열 수술이다. 구순구개열은 인구 700~800명에 1명꼴로 나타나는 선천성 얼굴 기형이다. 피부나 입천장 점막의 갈림과 함께 치아, 턱, 잇몸, 뼈 등에 비정상 성장이 보인다. 언어, 저작 등의 기능적 심각성은 물론 외모에 악영향을 미친다.

구순구개열은 입술이 갈라진 구순열, 입천장이 불균형인 구개열, 잇몸이 벌어진 치조열을 포함한다. 또 구순열과 구개열이 동시 진행된 경우도 많다. 구순구개열 환자는 성장 시기에 맞추어 평균 5회 정도 수술을 받는다. 그래야 턱과 안면부가 정상적으로 발달할 수 있다.

구순구개열은 먼저, 기능개선 목적 수술이 필요하다. 환자의 성장에 따라 다양한 수술이 진행되어야 한다. 구순봉합술, 구개봉합술, 치조골이식술, 인두피판술, 비중격수술 등이다. 얼굴의 성장이 완료된 다음, 외모개선 목적 수술로 완성한다. 악안면교정술, 반흔제거술, 구순비교정술 등이다.

양악수술을 하면 인생이 바뀐다. 턱의 이상, 부정교합 등은 외모의 균형을 깨뜨린다. 얼굴에 자신감을 잃고, 자존감도 약해질 수 있다. 오랜 기간 누적된 심리적 불편함은 사회생활도 소극적으로 만든다. 그러나 수술을 하면 상당수는 질긴 고통의 아픔에서 해방된다.

20대 K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여대를 갓 졸업한 K씨가 마스크를 쓰고 내원했다.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입술과 입천장이 벌어졌고, 주걱턱이었다. 어릴 때 대학병원에서 몇 차례 수술로 호전됐지만 여전히 얼굴은 비대칭이었다. 또 수술 흉터가 보였다. 그녀는 상담 내내 눈물을 흘렸다. 십 수 년 동안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설움이 북받쳐 오른 것이다.

그녀의 얼굴 모양, 구순구개열의 형태, 외모 취향을 감안, 컴퓨터에 사랑스런 20대 여성 얼굴을 그렸다. K씨는 “제가 저렇게 변할 수 있어요”라고 반문한다. 필자는 “예”라는 대답 대신, 그녀의 눈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를 위해 마음으로 기도했다. 한 청춘의 자신감을 빚는 경건한 자세로 메스를 들었다. 수술이 끝난 뒤 그녀는 뜨거운 액체를 쏟아낸다. 안타까움, 감사 등 회한이 교차한 가슴의 눈물이었다.

2년 뒤 K씨가 찾아왔다. 화창한 봄날 같은 외모, 발랄한 20대의 생동감이 넘쳤다. 상큼한 미소와 쾌활한 웃음도 보였다. 예전의 슬픈 눈망울은 밝고 영롱한 눈빛으로 바뀌었다. 음료수 1박스를 놓고 가며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한 그녀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필자는 그 순간, 가슴에 전율을 느꼈다. “치과수술의 꽃은 구순구개열 환자의 양악수술이야!” 한 인생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도 있는 구순구개열 환자의 양악수술은 비용면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건강심사평가원에서 보험적용이 되는 질병이기 때문이다.

<글 = 더페이스치과의원 이중규 원장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