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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의 충치와 수면 임플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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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규 박사의 구강 100가지 스토리
건강과 예술로 본 치아(齒牙) 시리즈


바른 턱관절, 건강한 턱, 가지런한 치아는 건강과 아름다움의 출발점이다. 치과와 연관된 예술, 건강, 보험 등을 단국대 치대 외래교수인 이중규 더페이스치과 원장이 실용적이고 살가운 글로 연재한다.

<24> 조선 왕의 충치와 수면 임플란트


왕정 시대에 임금의 질병은 극히 민감한 사안이다. 중한 질환은 물론이고 가벼운 병도 세상에 공개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왕의 건강 약화는 자칫 잠재적 왕위 계승자들의 행동을 빠르게 할 수도 있다. 왕의 건강은 국가 안위와 관계가 있다.



그렇다면 임금의 치아 손상은 국가 보안과 관계 있을까. 조선은 생명에 지장 없는 치통도 국가 안위와 연계했다. 옥체에 대한 발설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여겼다. 같은 맥락에서 왕의 치통이 다른 나라에 알려지는 것을 극히 꺼렸다. 국격이 떨어짐은 물론이고 왕의 건강, 의료수준, 조정의 대책 등 조선의 상당한 정보가 함께 상대국에 유출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조선의 성종은 치통을 앓았다. 23세부터 시달린 치아 통증이 24세에도 계속되었다. 임금은 기존의 치료법은 물론이고 새로운 치료법도 받았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어의들의 치료에 한계를 느낀 왕은 마침 서울에 있던 명나라 사신에게 치료약을 구할 생각을 한다.


11년(1480년) 7월 8일 왕이 비서실인 승정원에 지시한다. “치통(齒痛)을 앓은 지 1년이 넘었다. 여러 방법을 동원했으나 효험이 없다. 명나라 사신에게 말하면 저들이 마음을 다하여 약을 구할 것이다. 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비서실장인 도승지 김계창이 대답한다. “아니되옵니다. 전하의 치통을 다른 나라 사람이 알게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아픈 성종은 의사의 휴머니즘을 강조한다. “옛날 중국의 진후(晉侯)는 병이 들자 적국인 진(秦)나라 의원을 초빙했다. 명나라 사신에게 약에 관해 슬쩍 물어보라.”



왕의 고민을 안 명나라 사신은 곡래소거산(哭來笑去散)을 올렸다. 약 복용 뒤 아픔이 많이 가셨다. 사향, 세신, 양강 등 7가지 약재로 만든 이 약은 치통을 사라지게 한다. 충치, 잇몸질환을 치료하는 전통 방법이다. 그런데 성종의 증세가 1년 이상 지속되고 여느 치료법으로도 효험을 보지 못한 것은 심한 충치로 보아야 한다. 옛 문헌은 충치를 ‘벌레가 이를 갉아 먹어서 아프다. 이로 인해 치아에 구멍이 생긴다. 그 속에서 벌레가 자라 다른 이로 옮겨 간다. 옆의 치아도 아프게 된다’고 했다.


현대 치의학으로 풀이하면 충치균이 당분을 산으로 분해하면서 치아의 에나멜질, 상아질이 파괴돼 이가 썩고 구멍이 뚫리는 게 충치다. 가벼운 충치는 썩은 부위를 제거하고 아말감이나 레진으로 채운다. 그러나 오랜 기간 치통이 계속됐다. 이는 심각한 치주질환을 의미한다. 충치가 치아 주변의 잇몸, 치조골, 치근막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치주질환은 통증을 느낄 때는 발치를 해야 할 정도로 염증이 약화되고, 신경 치료도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치아를 뺀 곳에는 임플란트를 심을 수 있다. 인공 치아인 임플란트는 치아를 뽑은 곳의 턱뼈에 심는다. 안전한 식립을 위해 골 이식, 골 신장술 등으로 턱뼈의 부피를 충분히 늘리는 게 포인트다. 임플란트는 생체 적합적이어서 자연치 기능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노약자는 임플란트를 하루에 여러 개를 하는 게 쉽지 않다. 또 치과 치료 공포를 가진 사람도 있다. 이 경우에는 수면 임플란트가 적격이다. 수면임플란트(의식하 진정요법)는 편안한 마음으로 한숨 자고 나면 치료가 끝나는 술식이다.


안전하고 아프지 않은 수면 임플란트 시술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한 장비, 마취통증과 전문의 상주가 필수다. 또 환자의 구강, 건강, 면역력, 복용약물 등을 진단하고 상담할 경험이 풍부한 임플란트 전문의를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다. 구강외과, 마취과, 교정과 전문의 협진은 저작기능과 심미적 문제, 사후 관리까지 연계된 일사천리 치료 필요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글쓴이 이중규
<단국대 치대 외래교수로 더페이스치과 대표원장이다. 구강악안면외과 박사로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대한악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 대한턱관절학회, 임플란트학회 정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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